★헤드라인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2091907621
★본문
촉망받던 '금융의 미래' 핀테크…혹한기 오나
투자유치 끊긴 핀테크 업계
"채용은커녕 감원해야 할 판"
창업 3년차인 핀테크 업체 A사는 올해 목표한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작년 이 회사가 시리즈A 투자를 받을 때만 해도 참여하고 싶다는 투자자가 줄을 섰지만 올 들어 스타트업 투자가 얼어붙으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A사 대표는 “원래 계획대로라면 지금쯤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어야 하는데 아직도 이곳저곳 문을 두드리고 있다”며 “연말까지 투자를 못 받으면 신규 채용은커녕 지금 있는 직원들도 내보내야 할 판”이라고 한숨지었다.
지난 2년간 대호황을 누린 핀테크업계에 최근 칼바람이 불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금리가 치솟자 투자자들이 몸 사리기에 들어가면서 핀테크로 흐르는 돈줄도 빠르게 말라붙고 있다. 투자업계에선 그동안 통 큰 투자를 받고 급성장한 핀테크 기업들의 몸값에 거품이 지나치게 낀 것 아니냐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자금난에 빠진 핀테크 스타트업들은 채용부터 직원 복지, 출장까지 줄이며 전방위적인 비용 절감에 나섰다. 이미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이 됐거나 유니콘 등극을 넘보던 핀테크 기업도 스스로 몸값을 낮추는가 하면 투자 대신 대출에 손을 벌리는 사례도 나왔다. 핀테크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급성장한 벤처투자 시장에서도 핀테크는 특히 호황이었던 만큼 겨울이 더욱 혹독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며 “기업 가치가 정상화하고 옥석이 가려지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세계 핀테크 스타트업에 들어간 투자액은 204억달러(약 28조4000억원)로 1년 전(376억달러)보다 46% 급감했다.
"투자자가 사라졌다"…핀테크 자금 빙하기
경기침체 우려에 투자 '꽁꽁'…업계, 감원 등 허리띠 졸라매기
핀테크산업은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의 최대 수혜주로 꼽혔다. 막대하게 풀린 유동성은 스타트업 투자에 몰렸고, 그중에서도 폭발적으로 늘어난 비대면 금융 수요와 겹쳐 ‘글로벌 핀테크 붐’을 일으켰다. 투자 풍년에 핀테크 스타트업의 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신생 핀테크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은 163개에 달했다. 어펌 업스타트 코인베이스 등 미국 증시에 상장한 핀테크 기업은 2020년 이후 30곳이 넘는다.
올 들어 상황은 급변했다. 인플레이션 쇼크로 금리가 급등하고 투자 시장이 얼어붙으며 핀테크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화려하게 상장했던 핀테크 기업들의 주가는 급락했고, 거액의 투자를 받아 몸값을 높이고 아낌없이 ‘돈을 태워가며’ 사용자를 끌어모았던 비상장 업체들은 자금난에 빠졌다.
한 핀테크 업체 대표는 “벤처캐피털업계에선 이미 내년 상반기까지 신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집행은 사실상 문을 닫았다는 소리마저 나온다”며 “기업 가치가 어느 정도 되고 투자 규모가 큰 핀테크일수록 자금 유치가 더 어렵다”고 전했다. 대형 투자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소액 엔젤 투자라도 받아 급한 불을 끄려는 사례도 늘었다. 올 2분기 글로벌 핀테크 투자 가운데 엔젤 투자 비중은 15%로 최근 4년 내 가장 높았다.
허리띠 졸라매고 고금리 대출도
창업 10년 차를 바라보는 한 핀테크 업체 B사 대표는 얼마 전부터 가까운 임직원에게 “이제 한 달 남았다”는 말을 자주 한다. 몇 달째 투자 유치 작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운영자금이 점점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서다. 이 회사는 올초까지만 해도 직원들이 새로운 기술을 연구하고 업계 동향을 발 빠르게 파악할 수 있도록 회삿돈을 지원해 자유롭게 어디로든 출장을 다니도록 했지만 얼마 전부터 이마저 끊었다. 정말 필요한 출장에 대해서만 비용을 지급하고 직원의 자기계발을 지원하는 각종 복지 비용도 대폭 줄였다. 비용 지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다.
‘찬바람’은 유니콘 기업도 비껴가지 않았다.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달 마무리한 시리즈G 라운드가 당초 기대금액(1조원)의 절반 수준인 5300억원으로 끝났다. 이처럼 투자심리가 얼어붙을 것을 감안해 지난 3월 대출을 받아 운영자금을 마련해둔 상태다. 토스의 차입금은 작년 말 3333억원에서 올 2분기 6136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만기가 1년 이하인 단기차입금이 같은 기간 968억원에서 3162억원으로 증가액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은행으로부터 받은 2173억원가량의 신규 차입금은 연 4~5%의 변동금리 대출이어서 추후 금리 상승에 따라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SBI저축은행(연 6%)이나 KB증권(연 5.5%), DGB캐피탈(연 5.8%) 사모사채(연 6.5~7.5%) 등 비교적 금리가 높은 2금융권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점도 눈에 띈다. 토스 관계자는 “금리 인상에 따라 부담이 더 늘어날 것에 대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핀테크 몸값 오버슈팅 바로잡히는 과정”
투자업계에선 ‘올 게 왔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그동안 핀테크업계에 돈이 지나치게 많이 몰리면서 기업 가치가 과도하게 치솟는 ‘오버슈팅’이 이제 바로잡힐 때가 됐다는 것이다. 지난해만 해도 몸값이 456억달러(약 63조5400억원)에 달했던 스웨덴의 후불결제 핀테크 클라르나가 최근 투자받기 위해 기업 가치를 67억달러(약 9조3400억원)로 낮춘 것은 핀테크업계 현실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건으로 꼽힌다.
한 벤처캐피털 관계자는 “기존 핀테크 스타트업의 밸류에이션(가치 평가)이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목소리가 많은 게 사실”이라며 “이제 스타트업도 성장 가능성만 강조하기보단 경영을 효율화하고 당장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고 했다.
[빈난새/박진우 기자 binthere@hankyung.com]
경기침체와 스타트업 투자
코로나, 러-우 전쟁 등으로 인한 공급망 붕괴, 미국을 포함한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이에 대처하기 위한 금리 인상 등에 따른 경기침체가 스타트업 투자를 얼어붙게 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끝나면서 유동성이 줄어들어 벤처캐피털(VC)들의 돈줄이 말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돈맥경화 공포로 스타트업계가 혹한기에 접어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 회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투자자나 기업 입장에서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져 과감한 투자가 어렵고 회수를 검토하는 분위기”라며 “당분간 실력 있는 스타트업만 투자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출처 : 서울 경제
https://www.sedaily.com/NewsView/268ELEZ83T
★정리
유동성(liquidity)은 자산이나 채권을 손실 없이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정도를 의미한다. 코로나 펜데믹은 시장경제를 얼어붙게 만들었고, 금융당국은 기준금리를 인하함으로써 유동성을 대폭 증가시켜 경제 회복에 나섰다. 하지만 유동성 증가로 인한 일시적인 소비증가, 공급망 및 유통망 붕괴는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을 초래하였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스태그플레이션 진입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연준(FRB)와 금융당국은 기준금리를 인상하여 폭등하는 물가를 잠재우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기준금리 인상은 투자시장을 위축시켰으며 코로나 시대에 붐을 일으켰던 핀테크 스타트업에 찬바람을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 문제인 것은 자금이 없어 대출을 받는 것도 금리 인상으로 인해 상당한 부담이 되는 것이다.
오버슈팅이 바로 잡히는 과정이라고 표현하는 본문의 시각도 상당히 납득가는 부분이다. 더이상 기대감이 아닌, 기업경영 및 실적으로 승부를 봐야하는 현실에 직면한 것이다. 핀테크 스타트업에 꽤나 관심이 많았던 나로써는 굉장히 흥미로운 기사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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