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보험 이어 부동산PF 대출 많은데
연체 잔액은 가장 많은 1조1천억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둔화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대한 염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캐피탈에서만 대출잔액이 24조원을 웃돌고, 연체잔액도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부동산 시장 악화로 추가 부실이 커질 경우 캐피탈이 크게 영향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5일 매일경제가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과 금융감독원을 통해 분석한 은행·보험·상호·저축은행·증권·캐피탈 등 업종별 PF 대출 현황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캐피탈사의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은행(44조2000억원)과 보험(43조3000억원)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24조원에 달했다. 그 뒤를 저축은행(9조8000억원)과 증권(6조3000억원)이 이어갔다.
은행·보험사의 경우 부동산PF 대출잔액 자체는 많았지만, 연체율로 보면 위험도가 다른 업종에 비해 낮았다. 은행 연체율은 0%대, 보험도 1.1% 였던 반면 캐피탈과 증권은 각각 4.6%, 13.0%에 달했다.
캐피탈의 부동산 PF 연체잔액(1개월 이상 연체)은 1조원을 넘어 심각한 수준이었다. 작년 9월까지만 해도 캐피탈의 연체잔액은 3000억원 수준이었는데, 1년만에 3배 넘게 늘었다. 캐피탈에 이어 증권의 PF연체액이 9000억원(올해 6월말 기준)으로 그 뒤를 이었고 보험과 저축은행은 각각 5000억원, 상호금융은 2000억원 수준이었다.
금융기관이 여신을 판단하는 5단계 기준(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가운데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을 합한 부실규모인 ‘고정이하여신’ 잔액에서도 캐피탈과 증권의 위기가 감지됐다. 부동산PF 중 고정이하여신은 증권이 1조2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캐피탈(1조원)이 뒤를 이었다.
PF대출에서 보통 은행은 선순위인 반면 캐피탈이나 저축은행은 후순위가 많다. 향후 건설사 위기가 확산될 경우, 대출잔액에서 추가 연체·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증권이나 저축은행에 비해 대출 잔액이 훨씬 큰 캐피탈이 치명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부동산PF 대출규모나 부실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캐피탈 분야가 상대적으로 더 취약하다고 볼 수 있다”며 “타이밍을 놓치는 순간 제2의 카드사태와 같은 부실 도미노가 우려된다. 금융당국은 지원연장, 사업주체 변경, 우선중단 3가지 카드를 놓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2018년 이후 부동산 경기 호황이 나타나자, 사업 다각화를 원했던 캐피탈사와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이 PF대출을 대폭 늘렸다.
부동산 PF과 저축은행 & 캐피탈
기본적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roject Financing, PF) 대출은 저축은행이나 캐피탈이 취급한다. 이는 은행권과 보험사가 쥐고 있는 본PF 대출에 비해 부실 가능성이 큰 브릿지론(BL)이 대부분이다.
부동산 PF 대출은 크게 토지 매입을 위해 선행되는 '브릿지론(Bridge Loan)'과 착공 이후 공사비로 사용되는 '본 PF'로 나뉜다. 이때 은행, 보험사 등이 본 PF 대출(선순위)로 수취하는 금리는 4% 안팎에 머문다. 상대적으로 높은 조달비용으로 금리 경쟁력에서 이기기 어려운 저축은행, 캐피탈 등은 브릿지론이나 중순위, 후순위 대출에 집중해왔다.
때문에 신용평가사들은 부동산 시장이 경기침체 타격을 받을 경우 제2금융권의 건전성이 약화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축은행 업계의 경우 지난 1분기 전체 개인대출 잔액의 과반까지 중‧저신용자의 대출을 늘려놓은 상태다. 차주 구성이 열위한 상태에서 부동산금융 시장에 경고등이 들어오면서 대출 포트폴리오 위험도는 커졌다.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률이 높아지고 있고 일부 사업장에서는 공사 지연까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캐피탈 업계는 기존 주력사업이 규제에 가로막히면서 부동산PF 대출을 급격하게 확대한 상태다. 대출잔액 자체는 익스포져 한도(30%)에 미달한 상태지만 부동산 시장 자체가 외부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향후 건전성이 나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브릿지론은 회계상 부동산PF로 분류되지 않는 만큼 관련 현황을 면밀하게 살펴보겠다는 게 신평사들의 입장이다.
https://dealsite.co.kr/articles/89592/083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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